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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교육비 지출엔 관대하나 대학 등록금엔 인색한 사회

관리자 2024-08-12

“아이가 대학에 가야 부모는 에듀 푸어(edu poor)에서 졸업한다.”

아이가 어린이집을 졸업하고 유치원 입학을 앞뒀던 몇 년 전, 기본 원비에 방과후 활동비, 간식 및 식비, 차량비 등을 합해 월평균 220만 원이 드는 영어유치원과 월 40만 원 정도 비용의 일반 유치원을 놓고 장단점을 따지며 저울질하는 내게 한 선배가 건넨 말이다. 영어유치원은 시작일 뿐 초등, 중등, 고등을 거치며 한 달에 매달 수백만 원씩을 사교육비로 쓰게 될 거라는 예언(?)과 함께 사교육비 전쟁은 비로소 ‘대학 입시’로 종결된다고 했다.

농담이 아니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발표한 지난해 사립 교육기관별 1인당 연평균 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4년제 사립대 학생 1인당 연평균 등록금은 732만6000원으로, 영어유치원(2093만6000원), 사립초(918만 원), 국제중(1280만 원), 자사고(905만 원)보다도 쌌다. 왜일까. 특히 만 3∼5세 유아 대상 영어유치원은 사립대와 비교하면 연평균 교육비가 3배 정도 비싼데, 영어유치원의 교육 수준이 대학 교육에 비해 약 3배 정도 높은 경쟁력을 갖추기라도 한 걸까. 


대학 등록금은 정부의 규제에 묶여 16년째 동결 상태다. 이는 2009년 교육부 장관이 경기 침체를 이유로 대학들에 등록금 인상을 하지 말아 달라고 한 요청에서 비롯됐다. 교육부는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에 국가장학금Ⅱ 지원을 하지 않거나 재정지원 사업에서 배제하는 식으로 등록금 동결을 사실상 강요해왔다. 그렇다 보니 등록금 고지서에 찍히는 명목 등록금은 02학번 출신 기자가 20년 전 학교에 냈던 한 학기 등록금 300만 원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로 올 4월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대학정보공시 분석’에 따르면 일반대 인문사회계열 평균 1인당 연간 등록금은 600만3800원이었다. 

<후략>



전문출처: [광화문에서/김정은]사교육비 지출엔 관대하나 대학 등록금엔 인색한 사회|동아일보 (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