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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임혜숙 칼럼] 대학 경쟁력 강화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있다

관리자 2024-08-19

캠퍼스를 가로질러 연구실까지 걸어 올라오는 출근길에 계절의 변화를 느낀다. 봄에는 영춘화로 출발하여 백목련, 자목련, 벚꽃, 배꽃, 개나리, 진달래, 산철쭉을 만난다. 무거운 카메라 가방을 메고 캠퍼스 구석구석을 찾아다니시면서 캠퍼스의 아름다움을 사진에 담아놓으신 명예교수님 덕분에 이름을 알게 된 산수유, 황매화, 큰금계국, 살구나무꽃, 능소화들을 또한 만나고, 여전히 이름 모를 풀꽃들도 만난다. 초여름 연두색 신록의 아름다움과 캠퍼스를 온통 진한 초록으로 물들이는 한여름 나무의 생명력에 감탄하기도 한다. 지금은 속히 무더위가 가고 노란 은행잎이 캠퍼스를 뒤덮을 가을을 기다리고 있다. 대학 캠퍼스로 출근하는 일상은 축복이지만, 대학이 처한 현실에 암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지난해 정부가 기초연구사업 예산 삭감을 단행한 여파가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연구비가 감액되거나 갑자기 과제가 종료된 교수들은 새로운 과제를 수주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제안서에 매달리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연구개발 사업의 경쟁률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상당 수의 교수들이 연구인력 인건비가 없어서 대학원생의 인건비를 감액하거나 연구 재료비가 없어서 진행하던 연구를 중단하고 있다. 연구비가 없어서 대학원 신입생을 받을 수 없는 교수도 있어서 석·박사과정 진학이 좌절된 학생들도 생겼다. 한번 중단된 연구를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만큼 많은 연구자가 연구를 포기할 것이 매우 우려된다. 이런 어려운 때에 대학에서 교내 연구비 등을 통해서 연구를 지속할 수 있게 해 주면 좋겠지만, 국내 대학의 재정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좋지 않다.
 
국내 대학의 재정 악화는 실질등록금(실제 고지서에 찍힌 금액인 명목 등록금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금액) 감소와 연결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4년제 사립대 연평균 실질등록금은 2008년 914만원, 2012년 805만원, 2015년 775만원, 2018년 750만원, 2022년 700만원으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2022년의 실질등록금은 2008년 대비 76.6%에 불과하여 15년간 크게 인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분석한 ‘2023년 학교급별 사립학교 교육비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4년제 사립대 151곳의 1인당 연평균 교육비는 732만원이었다. 이를 유·초·중·고 사립 교육 기관이 한 학생당 받은 비용과 비교하면, 영어 유치원(2093만원), 사립초(918만원), 국제중(1280만원), 자율형사립고(905만원), 특목고(1018만원), 국제고(2847만원)이다. 영어 유치원을 비롯하여 초중고 기관들이 받은 비용은 모두 대학 등록금을 훌쩍 뛰어넘는다. 


<후략>


전문출처: https://www.ajunews.com/view/202408121528347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