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피는 시기로 망한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한국의 대학은 위기다. 상아탑의 권위를 지키면서도 변화한 사회에 맞는 인재 배출에도 충실한 새로운 대학의 좌표를 전문가 칼럼 형식으로 제시한다.
지난 2024년 2월 15일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후 충북대학교 오창캠퍼스에서 열린 ‘지역 거점대학 경쟁력 강화’ 정책간담회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의 성공조건 시리즈 마지막 순서다. 9개 거점국립대학을 서울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이 계획은 지역균형발전과 과열입시 완화 및 사교육비 절감의 명분을 내세우지만 사립대학들은 이 정책이 도리어 한국 고등교육 생태계 전체를 위기로 몰아갈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이 프로젝트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UC) 시스템을 벤치마킹한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UC시스템 10개 대학, CSU시스템 23개 대학 및 커뮤니티 칼리지(CCC) 114개 대학이 '탁월성'과 '평등성'을 동시에 실현한 것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UC시스템에 대한 피상적 이해에 기반한 것 같아 걱정스럽다. 캘리포니아주의 성공은 공립대학에 대한 집중 투자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스탠퍼드대, USC, 칼텍 등 세계적 사립대학들이 공립대학들과 경쟁하고 협력하면서 만들어진 역동적 생태계가 실리콘밸리와 바이오텍 산업의 기반이 됐다. 즉 공립과 사립이 상호협력하며 혁신을 주도한 것이지, 공립대학만의 성과가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