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명예교수·전 총장
이재명 정부는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요 국정과제의 하나로 ‘자치분권 기반의 균형성장’이 포함돼 있으며,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를 중심으로 ‘5극 3특’ 전략을 추진하는 중이다. 교육 분야에서는 지역 거점국립대학을 서울대 수준으로 육성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이 시작됐으며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지역과 대학의 동반성장을 도모하는 ‘라이즈(RISE) 사업’도 시행 중이다. 그런데 얼마 전 정부는 내년부터 주요 지방국립대 입학생의 등록금을 면제하겠다며, 필요한 예산도 반영했다고 발표했다. 사실 국립대학생의 등록금을 0원으로 하겠다는 발상은 매우 혁명적인 변화로서, 교육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입장에서는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서울대 10개 만들기’나 등록금 면제가 국립대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사립대에 불공정한 면이 있다.
모든 개혁에는 명(明)과 암(暗)이 있기에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충분히 따져 봐야 하는데, 지방국립대 등록금 면제 정책은 공론화 과정이 부족했다. 물론 이 발상의 의도는 충분히 이해된다. 지역을 살리려면 인재가 지역에 머물러야 하는데, 무상등록금이 효과적인 유인 요인이 될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과거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설립할 때 무상 교육과 함께 병역 특혜까지 줘가며 우수한 과학기술 인재를 끌어모았던 사례가 있다. 그런데 과연 지금 지방 국립대학교에서 무상 교육을 하면, 우수한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지역 대학에 진학할까. 여러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학생들이 진학할 학교를 정할 때 가장 크게 고려하는 조건은 등록금 부담보다는 그 학교를 졸업했을 때의 취업 가능성과 대학의 인지도 등이다. 그런 면에서 지역국립대 무상 교육의 효과가 기대만큼 클지는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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